타이포잔치 2019: 만화경과 다면체와 시계와 모서리와 잡동사니와 식물들
- 문자와 사물
- 문화역서울 284 전관
- 2019년 10월 15일 – 2019년 11월 3일
문자가 사물을 닮기 시작했다. 혹은, 사물이 문자처럼 말하기 시작했다. 6회 타이포잔치는 역대 가장 길고 기이한 제목의 전시 《만화경과 다면체와 시계와 모서리와 잡동사니와 식물들》을 통해 ‘문자와 사물’이라는 주제를 유쾌하게 풀어냈다. 문화역서울 284 전관에서 펼쳐진 이번 전시는, 문자와 사물이 맺는 감각적·조형적 관계를 다양한 시선으로 비틀고 탐색하는 실험장이었다. 기자간담회, 본전시, 연계 전시, 토크 프로그램, 출판 등 다층적인 구성 속에서, 22개국 127개 팀(국내 88, 해외 39)의 디자이너들이 사물의 형상과 문자의 리듬 사이를 가로지르며 새로운 언어를 제안했다. 박우혁, 진달래 공동 감독의 기획은, 타이포그래피가 더 이상 고정된 틀 안에 머물지 않음을 증명한다. 활자는 페이지 밖으로 나와 사물과 마주하고, 공간을 점유하고, 감각을 자극하며, 생명력을 얻게 된다. 그 결과, 전시 아이덴티티는 해외 디자인 매거진 ‘2018 올해의 디자인’으로 선정되었고, 타이포잔치는 단순한 비엔날레를 넘어 글자문화의 실험실이자 한글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문화 교류의 장으로 자리매김했다. 51,354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이번 전시는, 문자와 사물의 관계를 새롭게 상상하는 계기였고, 동시에 한국 타이포그래피의 국제적 위상을 한층 높이는 전환점이 되었다.